현대 강의의 한계와 대학교육 혁신 전략

현대 강의의 한계와 대학교육 혁신 전략

오늘날 대학의 교실에서는 예전만큼 강의에 집중하는 학생을 찾기 어렵습니다. 한 MIT 교수는 “많은 학생이 강의에 몰입하지 않고 사이버 공간에서 게임을 하거나 스포츠를 시청하며 딴짓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강의실에 앉아 있어도 정작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과거처럼 지식 전달이 귀했던 시절에는 일방향 강의가 효율적인 수단이었지만, 정보 과잉의 디지털 시대에 학생들은 더 이상 한 시간 넘는 일방적 설명을 참을성 있게 듣기 힘들어합니다.

특히 Z세대 학생들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언제든, 원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얻는 데 익숙합니다. 짧은 영상, 인터랙티브 콘텐츠, 즉각적인 피드백에 길들여진 학습자들은 일방향으로 흘러가는 전통 강의에 답답함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강의 중 질문을 유도해봐도 적극 응답이 드문 것은, 강의실 문화 탓만이 아니라 이들의 학습 기대치가 근본적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노트만 받아적기보다, 직접 참여하고 상호작용하며 배우길 갈망합니다. 실제로 미국 한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전통 강의보다 참여형 수업에서 더 많이 배움에도 불구하고, 체감상으로는 강의식 수업이 더 편하다고 느끼는 인지 착각 현상이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깊이 생각하고 활동해야 하는 참여 학습이 어렵게 느껴져서이고, 반대로 유창하게 진행되는 강의는 쉽다는 착각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험 성취도는 참여 학습에서 오히려 높게 나타났고,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은 점차 능동 학습의 가치를 인정하고 선호하게 된다고 합니다. 요컨대 전통 강의의 효과 한계가 명확해진 지금, 학생들의 학습 선호는 빠르게 참여 기반 수업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학의 대응 속도입니다. 학생들의 요구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정작 대학 현장은 여전히 굼뜨게 느껴집니다.

능동적 학습 도입을 가로막는 요인들

학생 참여형 수업의 필요성을 모두 공감하면서도, 왜 대학에서는 변화가 더딜까요? 표면적인 이유 외에, 교육 현장에는 몇 가지 체계적·문화적 장벽이 숨어 있습니다:

  • 디지털 역량 격차: 많은 교수자가 최신 교육 기술 활용에 부담을 느낍니다. 교육계 보고서들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대학 교원의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이 교육공학 도입의 걸림돌로 지목됩니다. JISC의 조사에서는 교수가 디지털 시스템 사용에 서툴러 하면 학생들이 좌절감을 느끼고 시간이 낭비된다는 불만이 제기되었죠. 즉, 교수자의 디지털 활용 능력이 부족하면 오히려 학습 효과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대학들이 앞다투어 에듀테크를 도입해도 정작 이를 능숙하게 다룰 디지털 유창성(digital fluency)을 갖춘 교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유의미한 혁신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 도구의 홍수와 기술 피로도: 코로나 이후 수업 모드 전환으로 수많은 교육용 툴이 쏟아졌습니다. LMS, 화상회의, 퀴즈 앱, 토론 게시판 등 여러 플랫폼을 동시 활용하다 보니 교수자와 학생 모두 혼란과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Edutopia에 따르면 너무 많은 기술 도구를 한꺼번에 도입하면 교육 현장이 오히려 혼란스러워지고, 사용법을 익히느라 본연의 학습 목표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도구는 선별과 통합이 중요합니다. 무턱대고 최신 유행 기술을 모두 도입하기보다, 수업 목표에 맞는 핵심 도구 몇 가지를 익혀서 활용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수자들은 오히려 “기술 때문에 지친다”며 새로운 시도를 꺼리게 되고, 학생들 역시 산만해지기 쉽습니다.
  • 교수자의 시간 부족과 관행의 안주: 새로운 교수법을 공부하고 수업에 적용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많은 교수자는 연구, 행정, 지도업무로 이미 포화 상태이며, 수업 방식 혁신까지 감당하기 벅차다고 토로합니다. 또한 "활동을 넣으면 진도를 다 못 나간다"는 우려도 큽니다. 학기말까지 정해진 분량을 다 다뤄야 한다는 압박 속에, 활발한 토의나 프로젝트식 수업이 내용 축소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버드 대학의 실제 전환 사례를 보면, 짧은 강의+활동 혼합 수업으로도 강의식만큼의 내용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강의 내용의 엄밀함활동을 통한 이해도 제고를 적절히 조화하면 오히려 학습 효율이 높아진다는 반증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교수자가 익숙한 방식에 안주하는 심리적 장벽이 큽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방식에 대한 불만(dissatisfaction)이 혁신의 출발점인데, 자신의 강의 효과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면 굳이 바꿀 동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베테랑 교수일수록 오랜 강의 경험에 대한 자신감과 애착으로 새로운 접근을 주저하기도 합니다.
  • 제한적인 보상과 지원 체계: 대학 사회에서 교육 혁신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도 문제입니다. 《크로니클》지의 분석에 따르면, 대학에서는 뛰어난 강의보다 연구 실적 위주의 보상이 주류여서 교수들이 교수법 개선에 몰입하기 어렵습니다. 승진이나 평가에서 강의 혁신이 큰 가산점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강의 준비에 시간을 많이 쓰면 연구 성과가 줄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고민이 존재합니다. 게다가 대학 수업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비전임·겸임 교수진은 안정적인 지원 없이 혼자 수업을 꾸리느라 새로운 시도를 하기 더욱 어려운 실정입니다. 신임 교원 양성 과정에서도 체계적인 교수법 훈련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 박사과정에서 수년간 연구방법을 배우는 데 비해,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한 교육은 거의 받지 못한 채 교단에 서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혁신적인 교수 기법이 현장에 뿌리내리기 쉽지 않습니다.
  • 제도적 관성: 대학은 전통적으로 분권화된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어 새로운 변화가 빠르게 상향식으로 퍼지기 어렵습니다. 학과와 단과대별로 자율성이 크고, 교수들의 학문적 자유를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 일률적인 변화는 경계되곤 합니다. 또한 행정 절차상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기술을 도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러 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관료주의가 존재합니다. Baker Tilly 보고서는 고등교육의 변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분산된 권한, 변화에 대한 문화적 저항, 보상체계의 부조화, 부서간 칸막이 등을 지적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 대학은 늘 이렇게 해왔다”는 관성이 강하며, 위험을 감수하고 급진적 변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신중하고 완만한 개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 문화에서는 설령 일부 열정적인 교수나 연구원이 새로운 시도를 해도 전체 제도로 확산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처럼 디지털 역량 부족, 도구 과다, 시간·동기 부족, 보상 미비, 조직 문화의 관성이 겹쳐지며, 대학의 교육 혁신 속도가 학생들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참여 기반 학습으로 변화하는 대학 현장

이러한 장애들에도 불구하고, 선도적인 대학들은 활발히 참여형 수업을 도입하여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국내외 대학의 몇 가지 실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비캔버스 ‘알로’, 연세대 정식 도입…교수-학습자 실시간 상호작용 강화 - 매일경제
협업 학습 환경 혁신 이끌어 시범 도입 후 만족도 상승 확인 국내외 대학과 협력 확대 계획
  • 연세대학교디지털 협업 도구로 실시간 상호작용 강화: 연세대는 2024년 2학기 시범 운영을 거쳐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화이트보드 협업 솔루션인 ALLO를 정규 강의에 도입했습니다. 연세대 교수학습혁신센터(ICTL)와 공동 연구한 결과, ALLO 활용 후 교수-학생 간 상호작용이 12.6% 증가했고 팀 기반 프로젝트 수행 방식과 학업 성취도도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LMS로는 어려웠던 실시간 피드백과 협업 환경을 마련하여 대형 강의에서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실제로 한 교수는 “PPT나 PDF로는 학생 참여 유도가 어려웠는데, ALLO 도입 이후 한 화면에서 동시에 작업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 학생들의 참여도와 성취도가 향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시범 수업들의 높은 만족도를 바탕으로 연세대는 해당 솔루션을 정식 도입했고, 이후 다른 대학들과의 협력 확대 및 AI 기능 접목 등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https://www.sogang.ac.kr/ko/detail/547273?namepage=StoryMedia&text=%EC%84%9C%EA%B0%95+Story&redirect=/ko/story/media-center?tab=1

  • 서강대학교AI 플랫폼 도입으로 자기주도·협력학습 지원: 서강대는 2025년 여름학기부터 교수학습센터 주도로 AI 기반 학습지원 플랫폼 2종을 신규 도입하여 학생 참여 활성화에 나섰습니다. 첫 번째 플랫폼인 *풀리캠퍼스(Pulley Campus)*는 학습자의 기초 학력을 진단하고 개인별 보충학습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수학·영어·과학 등의 영역에서 맞춤형 튜터링을 제공했습니다. 두 번째 플랫폼 *알로(ALLO)*는 팀 단위 활동에서 아이디어를 실시간 시각화하고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협력 학습 도구로서, 이를 통해 학생들의 협업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ALLO는 중·대규모 수업에서도 효율적인 소그룹 활동 관리와 즉각적인 피드백 제공이 가능하여 교수자의 수업 운영에도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서강대는 해당 도구를 활용한 협력학습 지원 프로그램(COLLA)을 운영하며 팀 프로젝트 수행을 돕고, 동시에 교수자들에게도 교과 수업에 AI 플랫폼을 적용하는 컨설팅과 특강을 제공하여 교수법 전환을 장려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활용과 교수 지원 병행을 통해 서강대는 교수-학습 상호작용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방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 미국 워싱턴주립대(WSU) 경영대학대형 강의를 혁신하여 참석률 제고: 학생 수가 많은 거대 공립대학도 변화를 모색한 사례입니다. WSU 카슨경영대학은 일방향 대형 강의를 전면 개편하기 위해 몇 가지 전략적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선 한 강의당 수백 명씩 듣던 초대형 강의를 폐지하고, 최대 70명 정원의 클래스들로 나누어 상호작용이 가능한 적정 규모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전임 교수 인력을 증원하고, 새로 임용되는 박사과정생에게 필수로 최신 교육방법 세미나를 수강하도록 해 액티브 러닝 교수법과 백워드 디자인 등을 익히게 했습니다. 또한 강의실 공간 자체를 토론과 조별활동에 맞게 재설계하고, 학생들이 캠퍼스에 오래 머물며 학습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과외 학습 콘텐츠도 확충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수업 참석률이 높아지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일부 교수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수백 명을 어떻게 액티브 러닝 하나”라는 회의론), 데이터를 통해 학습 성과 개선이 입증되고 산업계 요구에 부응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교수진도 점차 동참했다고 합니다. 이 사례는 예산과 규모의 제약을 가진 대학도 최고경영진의 의지와 투자, 교수 역량 개발을 통해 참여형 학습 전환이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이 밖에도 국내 여러 대학의 교수학습센터들이 플립러닝, PBL(프로젝트 기반 학습), 하이브리드 수업 모델을 속속 도입하며 교육 혁신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들이 단발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전반적인 교육 문화의 전환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위 사례들은 적극적인 지원과 체계적 전략이 뒷받침될 때, 학생들이 진정 몰입하고 참여하는 수업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전통 강의가 간과하는 것들

많은 교육자들이 전통적인 강의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몇 가지 중요한 함정을 간과하곤 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학습의 착시 효과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학생들은 매끄러운 강의를 들을 때 “이해 다 했다”는 느낌을 쉽게 받지만 실제 테스트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능동적 수업은 토론이나 문제풀이 과정에서 혼란과 어려움을 느끼게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실질적 학습이 이루어져 성취도는 높아지는 역설이 존재합니다. 이렇듯 강의실에서의 체감실제 학습 효과 간의 괴리는, 교수자들이 흔히 놓치는 대목입니다. 강의 도중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들을 보며 “잘 따라오는구나” 안심하지만, 사실 그 중 상당수는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거나, 질문 없이 넘어간 오개념을 품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전통 강의에서는 교수가 실시간 피드백을 받기 어려워 이런 문제를 알아채기 힘들죠. 결국 즉각적인 쌍방향 소통 부재야말로 일방향 강의의 가장 큰 맹점인데, 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간과되기 쉽습니다.

또 다른 숨은 함정은 현대 학생들의 학습 방식과 전통 강의의 부조화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학생들은 짧은 단위의 정보에 익숙하고, 필요할 때 멈추고 찾아보며 학습하는 능동적 소비자입니다. 하지만 강의실에 들어오는 순간 그들은 수동적인 청중이 되죠. 이는 학습자 주도성(learner agency)을 떨어뜨리고, 학습에 대한 몰입감을 저해합니다. 교수자 입장에서는 강의 전달에만 집중하느라 학생들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놓치기 쉽습니다. MIT의 진단처럼, 강의 중 학생들이 어디까지 따라왔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진행하면 교수와 학생 간에 학습 간극이 벌어지고, 그 결과는 시험이나 과제에서 드러나곤 합니다.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설명했는데 학생들이 남은 건 별로 없다”는 것은 일방향 강의의 씁쓸한 현실일 수 있습니다.

요컨대, 전통 강의는 겉으로 보기에는 효율성과 통제감 때문에 안심하고 따르기 쉽지만, 정작 학습 효과면에서 실속이 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 점을 간과하면 교수자도 학생도 자신들의 방식이 문제가 있다고 깨닫지 못한 채 학습 효과 저하를 반복하게 됩니다. 이러한 숨은 한계를 직시하는 것이, 왜 우리가 참여 기반 수업으로 전환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참여형 학습을 확산하기 위한 로드맵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참여 기반 학습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요? 교육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접근을 제안합니다:

  • 리더십의 의지와 변화 관리: 대학 최고경영진의 분명한 비전 제시와 지원 약속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변화에 대한 절박감을 공유하고(Why 변화가 필요한지 공감대 형성), 변화관리 전문 조직이나 위원회를 꾸려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기업에서는 변화 관리 전담팀을 두고 임원들이 적극 나서듯이, 대학도 변화관리 마인드셋을 갖춰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총장 직속으로 교수학습 혁신 TF를 운영하고, 주요 보직자가 참여형 수업 확산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식의 노력입니다. 상향식 아이디어와 하향식 지원을 연결하여 조직 문화 자체를 혁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변화가 “교수 개인에게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표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저항을 최소화하고 자발적 참여를 높일 수 있습니다.
  • 교수자 역량 강화와 인센티브: 교수 학습센터(CTL)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많은 CTL이 워크숍이나 자료 제공에 그치는데, 이를 넘어 맞춤형 코칭, 동료 멘토링, 수업 컨설팅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도구 활용 연수액티브 러닝 기법에 대한 실습 중심 교육을 정례화하고, 교수법 신규 도입 시 초기 수업을 CTL 직원이 협력 설계하는 프로그램도 고려할 만합니다. 더불어 업적평가와 보상체계를 손봐서, 교육 혁신 노력에 가시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수 참여수업 사례에 대한 포상 및 승진시 가점, Teaching Track 교수 제도 확충, 강의 혁신 교수상 신설 등이 가능합니다. 연구1:교육1의 배분이 일반적이라면, 교육 혁신을 주도한 교수에게는 교육1.5 정도의 가치를 인정하는 파격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신임 교원 대상 의무 교수법 이수제를 도입해, 임용 후 초기 1~2년 내에 액티브 러닝 관련 연수를 이수하도록 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효과적입니다. “가르치는 법을 배우지 않고 교수가 되었다”는 오래된 관행을 깨고, 교수자도 배우며 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 학습 환경 및 기술 인프라 정비: 참여형 학습이 활발히 이루어지려면 물리적·가상적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우선 강의실부터 액티브 러닝 환경으로 바꾸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움직일 수 있는 모둠배치 책상, 스크린 여러 개, 토론 공간이 있는 액티브 러닝 클래스룸(ALC)을 단계적으로 늘려가야 합니다. 기술 인프라 측면에서는 통합적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 중요합니다. 학생 참여를 높이는 다양한 기능(퀴즈, 설문, 토론보드, 협업 캔버스 등)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러닝 플랫폼을 갖추면 툴 과다 사용을 줄이고 데이터 연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미 서강대처럼 LMS + 협업도구 + AI튜터를 연계한 통합 학습경험플랫폼(LXP)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을 도입할 경우 교수자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사용법 교육과 상시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기술은 누구나 쓰기 편해야 현장에서 지속 사용되므로, ICT 지원조직의 헬프데스크나 튜토리얼 영상 등 지원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데이터 기반 피드백 루프: 교육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면 참여형 학습의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LMS 접속률, 퀴즈 정답률, 토론 게시판 글수, 출석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수업 참여 지표를 만들고, 이를 정기적으로 교수자에게 피드백할 수 있습니다. 교수자는 자신의 수업에서 어느 주차에 참여도가 떨어졌는지, 어떤 활동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는지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고, CTL은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선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뿐 아니라 학습분석(Learning Analytics) 기법을 도입해, 참여형 수업이 성적 분포나 학습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한다면 대학 차원에서 투자 대비 효과를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 근거는 초기 참여형 수업에 회의적인 교수층을 설득하고, 더욱 많은 과목에 확산시키는 추진력이 됩니다.
  • 커뮤니티 구축과 사례 공유: 변화는 사람이 움직일 때 비로소 현실화됩니다. 교수자를 위한 학습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서로의 시도를 공유하고 배우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달의 혁신 수업”을 선정해 사례를 발표하고, 같은 전공/유사 교과목 교수들끼리 모이는 교수법 공동체(Community of Practice)를 운영하면 좋습니다. 초기에는 CTL이 주도하되, 점차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어 성공과 실패담을 터놓고 논의하는 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나만 어려운 게 아니구나”를 공감하고, 현장 노하우가 전파되며, 나아가 학과/대학 차원의 집단 지성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도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 패널이나 TA 워크숍 등을 통해 어떤 활동이 몰입도를 높였는지,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피드백을 받아 수업 설계에 반영하면 참여형 수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 점진적 전환과 파일럿 전략: 모든 수업을 한꺼번에 바꾸기보다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입니다. 먼저 의지가 있는 교원이나 혁신이 시급한 대형 교양과목 등을 중심으로 파일럿 수업을 진행하고, 여기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확산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작은 성공 사례를 누적함으로써 학내 신뢰를 쌓고,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 성공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또한 파일럿 단계에서는 실패에 대한 관대한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시도에는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이므로, 초기에는 결과와 무관하게 노력 자체를 칭찬하고 개선을 도와주는 환경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시작은 작게, 성장은 크게”의 원칙으로 접근하면 과도한 부담 없이 점진적이지만 꾸준한 혁신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변화를 위한 실천에 나설 때

이제 대학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참여 기반 수업을 열망하고 있고, 그에 부응하는 대학만이 미래 교육 경쟁력을 확보할 것입니다. 물론 변화의 길은 쉽지 않지만, 하나씩 장애를 제거하며 나아간다면 교수와 학생 모두가 만족하는 윈윈의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 중심”이라는 교육 본연의 목적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고, 배움의 방식을 재설계하는 용기입니다.

이 글을 읽는 교수자, CTL 연구원, 그리고 대학 행정가 여러분께 작은 실천을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학기 내 수업 중 한 곳에서라도 새로운 참여형 활동을 시도해보십시오. 한 번의 퀴즈, 한 차시의 토론일지라도, 그 변화를 통해 분명히 달라지는 학생들의 눈빛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동료들과 나누어 주십시오. 변화는 전염된다는 말처럼, 한 사람의 혁신 수업이 열 사람, 백 사람에게 영감과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를 돕기 위해 참고할 수 있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학생 중심·상호작용 중심 수업을 설계하는 방법을 담은 소개서를 무료로 제공하오니, 관심 있는 분들은 꼭 다운로드 받아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소개서에는 구체적인 팁과 사례가 풍부하게 담겨 있습니다. 지금 바로 소개서를 받아보시고, 작지만 큰 첫 걸음을 내딛어 보세요.

Sources

Dealing with the Lack of Student Engagement in Lectures - MIT Faculty News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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