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 짐작하는 고맥락 업무 문화, 소통 비용을 줄이려면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눈치가 빠른 사람'이 있다. 상대방의 언어, 표정, 눈빛, 처한 상황 등을 잘 파악하고 상대방의 욕구를 명확히 파악해 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반대로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면 ‘눈치가 없는 사람'이 된다. 우리는 구구절절 설명하는 걸 멋쩍어하고, 상대가 알아서 내 마음을 읽어주길 바란다.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눈치를 강조하는 문화를 고맥락 문화(high context culture)로 범주화하였다. 그는 한국, 일본, 중국과 같은 동양은 고맥락 문화, 서양은 저맥락 문화로 구분하였는데, 두 문화권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차이를 보인다.
고맥락 문화권의 사람들은 상황적 맥락에 따라 모호한 표현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경향이 강하다. 함축적인 언어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상황 중심적으로 ‘알아서'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반면, 저맥락 문화권의 사람들은 직접적인 묘사와 명백한 표현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전달되어야 할 메시지들이 언어 또는 서면으로 확실히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물론 한 나라 안에서도 문화적 맥락은 집단별로 달라질 수 있고 문화 자체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산물이다. 이 글에서는 의사소통의 오해를 줄이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맥락'의 관점에서 문화적 차이를 살펴보고, 실제 업무 환경에서 소통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편을 소개한다.
해외 진출 기업이 겪는 소통의 어려움
이러한 국가 간 소통 방식 차이로 인해 우리 기업이 저맥락 문화권 해외에 진출하면 현지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이 만만치 않다. 고맥락 문화권인 한국에서는 회사에서 업무를 나눌 때 굳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일의 범위가 넓다. 전체 자료를 취합한다든가, 한 조직 내에서 돌아가며 총무 역할을 하는 것 등이 그렇다. ‘업무 매뉴얼'이 있어도 그대로 따라 하지 않고 눈치껏 알아서 처리하거나, 상황과 맥락에 따라 매뉴얼 벗어난 방식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맥락 문화에서는 명시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해당 문화권 직원들은 직설적이고 명료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고, 명확하고 세세한 업무 설명을 요구한다. 보통 저맥락 국가의 기업들이 사용하는 계약서는 한국의 기업들이 사용하는 계약서보다 더 상세하며 양이 많은 이유다.
MZ세대와 저맥락 커뮤니케이션
고·저맥락 구조는 국가 간의 소통 방식을 설명할 때 주로 사용되지만, 이는 세대 간, 조직 간, 지역 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는 저맥락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텍스트 소통이 익숙한 이들에게는 직접적이고 명시적인 표현이 편하다. 이들은 직장에서 업무 지시를 받을 때 명시되지 않은 것을 암묵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납득이 되지 않으면 이의 제기를 한다.
알아서 눈치껏 일하는 데 익숙한 기성세대에게는 사사건건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요즘 직원들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MZ세대를 ‘내비게이션 세대'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일의 맥락과 육하원칙에 입각한 자세한 지침을 주지 않으면, ‘이 일을 왜 해야 하나요?’라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상사의 업무 지시에 “이걸 왜 제가요?”라고 반문하는 직원이 있다면,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되묻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업무를 왜 지금 이 사람에게 지시하는지 명확한 목적, 결과에 대한 기대 효과, 담당자로 선정된 이유,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한 지원 방식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그저 ‘토 달지 말고 그냥 해'라고 밀어붙이면, 해당 직원은 ‘이미 지금 하는 일도 많은데', ‘다른 사람은 뭐하고'라고 생각하며 업무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말하면, 이러한 명확한 내용이 직원에게 전달되면 그는 주도적으로 업무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고, 일을 진척시키기 위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핵심 인력을 유지하는 관점에서 이 대목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린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해당 직원은 번아웃이 되기 쉽다. 특히 기여한 만큼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이는 주변 다른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이런 갈등을 줄이려면 팀 전체에서 돌아가고 있는 일이 투명하게 공유되는 것이 중요하다.
소통의 오해로 발생하는 비용 낭비를 줄이려면
팬데믹을 기점으로 비대면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저맥락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상황이 증가했다. 서로의 맥락을 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의견을 주고받아야 하기에, 명확하게 언어화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의사소통에서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저맥락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메시지에 최대한의 정보를 담는데, 그 이유는 상대방이 나의 상황을 잘 모를 것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소통에 대한 책임을 더 많이 갖는다. 즉, 듣는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말한 사람이 제대로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맥락 문화권인 한국에서는 듣는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눈치가 없다고 비난받는 경우가 많다. 저맥락 국가에서는 이해가 안 되면 질문을 통해 묻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한국에서는 이해가 안 되어도 눈치가 없다고 여길까 봐 질문을 하지 않고 넘어가곤 한다. 여기에 더해 수직적인 문화는 원활한 소통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컬처 맵”의 저자 에린 마이어는 고맥락 소통 방식은 소통의 오해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소통의 오해가 지속되면 소통의 빈도가 줄어들고,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는 업무 지연뿐 아니라 조직 내 여러 형태로 갈등을 야기한다. 소통의 오해를 줄이려면 핵심 정보를 글이나 말로 명확하게 전달하여 맥락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말이나 글로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글쓰기 역량'이나 ‘스피치 역량'은 개인별 편차가 크다. 또한 이는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스킬이 아니다. 구성원 중에는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저맥락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우리 조직에 심으려면, 개인의 글쓰기나 말하기 역량에만 의존하지 않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업무 방식 개선을 위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ALLO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시각화(Visualization)’에 집중했다.
🎨 캔버스로 업무 시각화를
직장 생활의 시작과 끝은 문서와 보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획서, 회의록, 보고서 등 다양한 문서를 기반으로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한다. 이때 소통의 오해를 줄이려면 텍스트 위주가 아닌 비주얼 요소를 활용해서 내용을 시각화하는 것이 좋다. 텍스트 위주로 작성된 문서는 사용한 단어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생긴다. 이는 소통의 오해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이어그램, 플로우차트, 도형, 체크박스와 같은 비주얼 요소를 활용하면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산업 특성상 이미지 작업물이 많은 조직의 경우, 이미지를 쉽게 업로드하고, 자유롭게 수정하고, 피드백을 남길 수 있는 비주얼 기반 문서 작업을 통해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고 소통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알로 캔버스는 사용자가 텍스트, 이미지, 도형, 표, 포스트잇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서 자유롭게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외부 이미지 및 링크 업로드와 미리보기 기능도 지원한다. 협업자는 캔버스 내용을 보고 코멘트를 남기고, 이러한 모든 활동은 자동으로 시스템에 저장되어 회사의 자산이 된다.
🎯 OKR로 목표 시각화를
기업 리더들은 전사 목표에 전 조직원이 정렬되어 한 방향으로 역량을 모으기를 원한다. 마찬가지로 개개인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상 업무가 전사 목표 달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보기 원한다. OKR 목표 관리 프레임워크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하고 구성원 개인의 업무를 목표에 정렬해서 그 진행 과정을 트래킹하도록 돕는다. 여기서 핵심은, 목표 정보가 모든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되어 보여지는 것이다. 알로 OKR 시스템은 성공적인 목표 관리를 위해 아래와 같은 내용을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 이번 분기 우리 회사의 전사 목표는 무엇인가?
-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 부서는 어떤 하위 목표를 설정했는가?
- 내 핵심 업무는 어떤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가?
- 내 업무에 연관된 다른 부서의 목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이번 주에 우리 팀 목표 달성 진행률은 몇 %인가?
🗂️ 업무카드로 프로젝트 시각화를
다양한 내부, 외부 협업자가 서로 연결된 프로젝트 관리는 난이도가 높다. 수많은 업무, 팀, 이해관계자, 도구를 관리하면서 적시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고, 동시에 마감일을 지키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서 프로젝트 관리를 성공적으로 해내려면, 프로젝트 시각화를 잘 활용해야 한다. 프로젝트 시각화의 핵심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전체 일정, 프로젝트별 진행 상황, 이슈가 발생했을 때 문의할 수 있는 명확한 업무 담당자가 '잘 보이는 것'이다. 칸반보기, 캘린더, 타임라인 기능을 제공하는 알로 프로젝트는 이러한 핵심 정보를 알기 쉽게 보여준다.
알로 프로젝트의 최대 장점은 실시간 협업이 가능한 캔버스가 하위 기능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다양한 직군의 섬세한 협업이 필요한 조직에서 알로 캔버스로 부서간, 실무자간, 외부 인력과 작업물을 수시로 주고받으면서 내용을 업데이트할 수 있고, 알로 프로젝트로 진척도 관리와 이슈 관리를 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의 작업물이 모두 시스템에 저장되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에도 내용 회고와 다음 프로젝트 수립을 위해 필요한 개선 사항을 쉽게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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