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스케일업의 핵심 열쇠는 신뢰의 확장이다
“팀원 A가 00 업무를 잘하나요?”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는 어느 팀원이 어떤 업무를 잘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 그냥 돌아다니면서 물어보면 되니까요! 그러나 조직이 성장해서 규모가 커지면 각 팀원들이 잘하는 구체적인 업무 스킬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 어려워집니다. 이 게시물에서는 조직 스케일이 커질 때 신뢰 스케일도 확장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여러분은 자신이 전혀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던 일을 실제로 해보니 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반대로, 잘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전혀 소질이 없는 것을 발견한 경험은요? 거기에 더해서, 당신이 전에는 몰랐던 자신의 강점을 다른 사람이 부각시켜준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반대로,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더 잘 파악하도록 당신이 그 사람을 도와준 경험은요?
"자아"의 개념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이 없으면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은 직장에서뿐 아니라 우리 개인적인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에서 우리의 "자아"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 작용(즉, 우리가 하는 일)을 통해 나타납니다. 상호작용이 제대로 일어나면, 우리는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 자신을 더 명확하게 보게 되는 거울을 가지게 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건강한 조직 내에서 우리의 업무 관계는 직장 동료들 간에 형성되는 네트워크의 가치 창출 과정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거울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피드백은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길을 보여준다
피드백은 우리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기 때문에 일의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에 대해 제대로 된 피드백을 더 많이 받고 싶어합니다. 동료들과 좋은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 코칭을 주고받으면서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해 내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되면, 직장에서 자신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과 자신의 커리어 패스를 최적화하는 경로를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뢰 시스템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걷다 보면 우리는 종종 우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움을 받는 것은 급격한 성장을 하는 조직이나 이직률이 높은 조직 환경에서는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팀원들이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에 팀 내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일관성 있고 견고하게 유지하기 어렵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직장 내 관계의 명확성과 안정성을 가속화하기 위한 ‘신뢰 시스템'이라는 것이 등장합니다.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신뢰 시스템’은 입소문으로 전달되는 평판과 지위가 있습니다. 인간 부족들, 특히 로컬 부족들의 경우에는 사람들 사이에 이러한 신뢰 시스템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회적 네트워크는 전 세계에 걸쳐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역사적인 기준으로 볼 때 그 어느 때보다 규모도 거대해졌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기술의 영향을 받는 거의 모든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공유, 서비스, 게임 및 매칭 플랫폼에서 ‘신뢰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운전을 못하는 우버 운전자를 원하지 않으니까요.
업무 플랫폼에 내장되는 신뢰 시스템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들이 특정 업무(예: 당신을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운전해서 데려가기)에 능숙하다는 것을 믿게 하는 신뢰 시스템은 종종 해당 업무 플랫폼에 내장되어 그 업무를 하는 사람(이 경우에는 우버 운전자)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신뢰는 이러한 "가시성 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가시성 네트워크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보여주고’, 이러한 가시성을 통해 신뢰가 형성되면 다른 사람들을 더욱 명확하게 보게 되고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더욱 수월해집니다.
직장에서 사용하는 부서명, 직함 및 직무 설명은 개인과 팀의 기술과 가치 창출 방법을 명확히 하기 위해 사용되는 구조적인 시스템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신뢰"를 조직하고 전달하려는 시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업무 스킬은 점점 더 구체적이고 복잡해지고, 개개인의 세부적인 스킬이 다른 스킬들과 상호작용하며 협업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우리 주변 사람들(동료들)이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지 이해하고, 명확하게 보고, 신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동료들이 그들의 직함이나 역할 설명 그 이상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동료들은 그들의 직함이 설명해 주지 못하는 어떠한 세부적인 업무 스킬로 조직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눈에 보이지 않는 세부 업무 스킬이 어떻게 조직 내 다른 세부 업무 스킬에 접목되어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신뢰를 쌓을 수 있을까요?
미래를 살짝 예측해 보자면
저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조직이 효율성을 높이고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뢰 시스템이 모든 곳에 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메일, 캘린더, 프로젝트 관리 앱, 슬랙, OKR 시스템, HRIS, 심지어 구글 스프레드시트에도 신뢰 시스템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조직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정보 기술의 거의 모든 측면에 걸쳐서 신뢰 시스템이 확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신뢰 시스템이 일반화될 것이고, 신뢰 시스템을 촉진시키는 서비스도 더욱 많이 발견될 것입니다.
우리 조직에 신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
그렇다면, 높은 전문성을 가진 크고 작은 조직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모든 구성원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조직문화를 향유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 업무가 수행되고 있는 상황
- 나(직원)이 어떤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지켜보는 관찰자 혹은 협력자
- 업무 수행자(직원)에 대한 여러 관찰자의 피드백을 시간에 걸쳐 수집하고, 그 사람의 특정 스킬이나 적성과 연결된 ‘명성'을 보여주는 매커니즘
- ‘투명성'을 갖춘 조직문화가 수용되는 조직. 또는 최소한, 조직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지원하기 위해 자신의 정당성을 기꺼이 활용하는 리더
- 각 구성원의 업무 스킬별 기여도 및 평판을 동료들에게 투명하게 보여줘서 조직 내 신뢰가 쌓이는 시스템
- 신뢰 시스템이 업무가 수행되는 네트워크 또는 다른 시스템보다 우선시되며 상위에 위치함
- 신뢰 시스템이 작동하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드러나는 내용, 즉, 자신이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이고, 어떤 업무에 강점을 보이고,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하고, 피드백을 반영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재평가하는 것
우리가 누구인지는 우리가 하는 일에서 나타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는 우리가 하는 일을 통해 드러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우리가 개인으로서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지 발견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신뢰 시스템이 필요하고,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것은 특히 조직이 성장하면서 규모가 확장되어 구성원들의 단절이 심해지고, 결과적으로 조직의 발전이 느려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중요한 문제입니다.
No person is an island: 인간은 섬이 아니다
영국의 유명한 고전 시인 존 던(John Donne)의 명시 ‘인간은 섬이 아니다'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인간은 누구도 섬이 아니며, 스스로 완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대륙의 한 조각이며, 본토의 한 부분이다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내려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진다
어떤 높은 모래톱이 잠겨도 마찬가지,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 자신이 소유한 땅이 잠겨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의 죽음도 결국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 역시 인류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는지를 알기 위해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