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여정에서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여정에서

여러분은 직장에서 어떤 감정을 제일 많이 느끼시나요? 정서는 직원들의 헌신과 창의력, 의사결정, 업무의 질과 근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느낀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두려움’은 직장에서 일상적인 감정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말하면 비난받거나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침묵을 택하는 일이 자주 생기기도 하고 목격되기도 합니다.

구성원들의 부정적인 감정은 전염성이 강합니다. 조직 내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형성되고 확산되면 조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두려움의 경우를 보면,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목소리 높여 말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실제로는 없더라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어느새 직접경험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근거 없는 두려움이 직장에서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분명한 건, 구성원들이 직장에서 신뢰와 정서적 안전지대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러한 두려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투명성’의 중요성이 대두됩니다.

조직 내 ‘투명성'은 리더와 직원 사이, 그리고 동료 직원들 사이에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때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명확한 의사전달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누구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극단적 투명성이란 무엇인가

극단적 투명성(Radical Transparency)는 1993년 세계 최대 헤지펀드 투자회사 브리지워터 CEO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고안한 개념입니다. 그는 회사의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서는 극단적 진실과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극단적 진실은 자신의 생각과 의문, 특히 비판적인 것들을 걸러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우리는 성과를 공유할 수 없다. 극단적 투명성이란 모든 사람에게 거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레이 달리오의 저서 “원칙" 410페이지

레이 달리오는 조직의 성공을 위해서는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가 가장 중요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극단적 투명성의 핵심은, 조직의 중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누구든지 반대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대 의견을 낼 줄 아는 독립적인 사색가들이 조직 내에 많이 필요합니다. 그들은 모두가 너무 독립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솔직한 생각을 공개적인 테이블에 올려놔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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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동안 조직을 극단적 투명성의 원칙으로 운영해온 레이 달리오가 자신의 성공 법칙이 이야기하는 TED 영상을 소개합니다. 실패를 통해 기록의 중요성을 배웠다는 부분과 공개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Dot Collector”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시야가 필요하며, 그것이 극단적 투명성이 조직에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모든 개념이 그러하듯이 ‘극단적 투명성'에도 단점과 한계가 존재합니다. 조직의 중요한 정보에 대해 투명성을 가지는 것이 핵심이라고는 하지만, 조직마다 '중요한 정보'의 범위가 다르고, 어느 정도까지 ‘극단적'이어야 과하지 않은 투명성인지 일반화된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모든 결정에 대해 전 구성원의 의견을 구하는 것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고,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투명한 조직문화라는 이상적인 개념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우리 조직에 적용해야 하는지는 리더들에게 숙제로 남게 됩니다.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든다는 것은, 리더가 먼저 끊임없는 비판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더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어떤 의견도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직함 없는 리더"의 저자 로빈 샤르마는 "당신은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거나,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둘 다는 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조직을 투명성의 원칙 아래 운영하려면 리더들이 자신을 “관중들 앞에서” 노출시켜야 합니다.

투명한 문화를 만드는 것은 고통스러운 여정입니다.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실험하고 있는 여러 사례들을 들여다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가지 좋은 사례를 발견하여 핵심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해 드립니다.


Case 1. 내러티브 사이언스(Narrative Science)‌‌

제가 ‘내러티브 사이언스' 회사를 시작했을 때, 조직 내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신뢰를 쌓는 한 가지 방법은 ‘투명성'이었습니다. 회사 규모가 작았을 때는 회사 운영에 대해 전 구성원에게 공개할 통계 데이터가 많지 않아서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매주 회사의 큰 이정표를 공유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직원들이 늘어났고, 데이터도 더 많이 쌓였습니다. 이제 구두로 업데이트 사항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투명성을 유지하기에 역부족이었고 다른 방법이 필요해졌습니다.

우리는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대시보드와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회사 중요 지표들을 대시보드와 파워포인트에 매주 혹은 매달 공유했습니다. 여기에는 목표와 현재 진행 상황, 당면 과제 등 회사에 대한 모든 세부사항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직원들에게 누구나 직접 또는 익명으로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그 후 우리는 직원들에게 더 자주 정보를 제공하지 위한 다른 많은 방법들을 시도했습니다. 대시보드에 포함되는 데이터의 범위를 넓히고, 사무실에 리더보드를 만들어 전시해두고, 전사적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직원들은 투명성을 높이 평가했고,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어 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극단적 투명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Radical Transparency: What It Means and Why It Is Important
By Stuart B. Frankel, CEO of Narrative Science

Case 2: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여정에서 배운 교훈

현재의 상황에서 어떠한 변화가 생기는 시점이 오면 투명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저는 회사에서 보다 스마트하고 덜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실험을 했습니다. 우리 조직에서 시행하고 있는 변화의 여정을 통해 얻은 몇 가지 교훈을 여러분에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1. 그들이 상황을 인지한다면, 더욱 신경 써서 일할 것이다: 우리는 일의 결과에 대해 정기적으로 투명하게 모든 팀원들과 공유했고, 결과적으로 우리의 책임감이 올라갔습니다. 많은 조직의 리더들은 조직의 상황에 대해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꺼립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상황이 좋다고 판단되면 급여 인상을 요구하거나 사업이 어려워지면 도망갈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조직의 상황이 좋을 때 모든 팀원들이 자신이 성공의 일부임을 느낄 수 있는 팀, 그리고 상황이 어려울 때는 모두가 개선 방법을 찾기 위해 함께 행동에 나서는 팀을 원합니다.

2. 큐레이트하되 필터링은 하지 않는다: 어느 날 저는 팀원 중 한 명에게 본인이 경험한 일에 대해 모든 팀원들에게 공유해달라고 요청했고, 그가 하려는 말의 내용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팀원들이 공개적으로 말을 하려고 할 때 사전에 내용을 필터링 하고 싶은 마음이 억누르는 것은 항상 쉬운 일은 아니지만,  투명성을 구축하는 데에는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3. 당신의 진지함을 전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라: 제가 극도의 투명성을 취하겠다고 하자 저의 가까운 지인들은 저에게 미쳤다고 말했고, 저는 제가 위험한 일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회사의 모든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연봉이 인상된 직원들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그 순간 그 방 안에 있던 얼굴들을 보면서 모두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특히 이름의 호명된 '행운의 사람들'은 더욱 그러해 보였습니다. 저는 수상자가 누구인지만 공유한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깔린 기준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상자를 선정할 때 예산 제한으로 인해 기준을 충족하는 모든 사람 중에서 더 나은 성과를 거둔 사람을 뽑았다는 사실까지 모두에게 설명했습니다.

4. 공개적인 대화는 가십을 없앤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하게 만드는 민감한 주제를 놓고 팀이 공개적으로 대화하도록 독려하는 일은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공개적으로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자리에서, 자신의 업무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사람들이 공격당했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는 공개 대화의 시간을 위한 미팅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5. 투명한 조직문화는 전염성이 있다: 일상에서 매일 하는 작은 행동들이 업무 태도에 투명성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슬랙은 훌륭한 도구입니다. #general 채널에 크리에이티브 비평 세션의 피드백을 공유하거나, #OOO 채널에 자신의 근태 상황, 예를 들어, 아기가 전혀 잠을 자지 않았기 때문에 리모트로 재택근무를 할지, 연차를 사용할지, 사무실에 조금 늦게 도착할지 등에 대해 팀원 모두와 공유하면서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6.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일은 시간이 걸린다: 변화의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반복되는 주기가 필요합니다. 공개 대화의 자리가 처음에는 거의 저의 독백의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만 했습니다. "이 시간은 여러분을 위한 것입니다." - 저는 계속 반복해서 팀원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이 묻지 않는 질문들, 우리가 논의하지 않는 주제들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다행히도, 이제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How To Create A Culture of Transparency
6 Lessons On Being Authentic And Transparency

여전히 많은 한국 기업에서 소통은 ‘‘눈치' ‘침묵' ‘일방통행'이 특징이고, 사람들은 공개 토론의 자리를 어려워합니다. 한국 기업에서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은 모든 구성원의 열정과 헌신을 필요로 하는 긴 여정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여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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